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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업의 시작이라고 할 결과물을 기억하시는지요.
첫 풍경화라든가, 첫 에세이라든가, 혹은 첫 코딩이라든가요.
처음이니 설레고 즐겁지만, 동시에 아주 초보적이고 서툰 그 결과물은
다른 사람에겐 아무 의미가 없더라도 나에게만큼은 의미가 있고 오래 기억되는 것 같아요.
아마도 제 첫 옷 작업은,
중학생 때 와이셔츠 115 사이즈를 팔과 기장을 짧게 만들었던 리폼이었던 것 같습니다.
품은 무지하게 큰데 기장은 짧고 가슴포켓 크기가 말도 안되게 컸고,
포켓 위치 밸런스도 깨져버린 그 첫 리폼 셔츠를 얼마나 아껴서 닳고 닳도록 입었는지 모르겠어요.
자기세계도 경험도 좁아터진 중학생이니 첫 작업물에 이상할만큼 애착을 갖는 건 어쩌면 당연했던 것 같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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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스 셔츠는 저의 첫 리폼 셔츠의 기억을 살려서 만든 셔츠예요.
이 셔츠를 떠올리면 '내가 좋아하는 옷' 자체가 주는 즐거움이 새록새록 느껴지거든요.
품은 넉넉하지만 기장은 경쾌하고,
조금 낮은 위치에 달린 커다란 포켓은 프로포션에 재미를 줍니다.
목선도 큰 사이즈를 입은듯 여유있게 내려와서 독특한 라인을 만들어줘요.
버튼을 전체 클로징해도 목이 전혀 답답하지 않답니다.
베이직하지만 어딘가 재밌는 옷이라고 생각 드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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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워싱 처리를 마친 고밀도 순면 원단으로 제작하여
몸에 들러 붙지 않아 착용감이 쾌적하며 세탁시 수축이나 변형이 적습니다.
시접은 쌈솔처리로 촘촘히 봉제하여 깨끗하고 견고하게 제작하였습니다.
천연 자개버튼 특유의 광택과 컬러가 고급스럽고 말끔한 이미지를 더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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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에 큰 영향 없이 어느 때나 착용하기 좋은 라이트한 원단입니다.
워싱된 원단이기 때문에 표면에 링클이 존재하며, 착용시 생기는 주름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다만 주름 자체에 민감하신 분들께서는 이점 신중히 고려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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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ERIAL : Cotton 100%
(High Density Cotton + Bio wash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