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부터 코트를 보기만 하다 작년 카키색 레이먼드 코트 주문 타이밍을 놓쳐 뜻하지 않게 1년간 존버하다 오픈하는 시간에 알람맞춰놓고 기다려 샀어요.

제가 추위를 많이 타서 코트가 별로 필요 없을거라 생각했지만 겨울 내내 롱패딩만 입고 사는 행위는 우울증을 유발하므로 중간중간 이렇게 핏 좋고 보온 좋은 코트를 입고 싶곤 했어요. 게다가 큰맘먹고 장만한 100% 알파카 캐시미어 이런 코트들은 옷 눈치를 봐야한달까요? 입고 싶다고 날씨 신경 안쓰고 눈비올 때 아무때나 툭툭 걸칠 수 없어 장롱이 입고 있을 때가 너무 많아  활용도 높은 제품을 찾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유사한 디자인의 혼용율 비슷한 핏 좋은 제품들은 대부분 백만원이 훌쩍 넘어 선뜻 구매할 수가 없었어요. 가난한 자는  큰맘먹고 산다 해도 또 눈치보며 입을 옷 하나 추가하는 것 밖에 안될게 뻔해서랄까요.

그간 언노운북에서 야금야금 구매한 제품들 핏이나 원단이 좋은건 경험적으로 알고 있어서 기다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중간중간 사장님한테 출시일 문의 메시지 몇번 보냈는데 친절하게 안내 해 주셨던 것도 만족 포인트입니다)

제가 어깨가 상당하고 덩치가 작지 않고 옷도 조끼에 니트에 엄청 껴입는 타입인데 코트 입고 좀 놀랐습니다.  엇 이 슬림한 어깨라인은 어떻게 한건지 .. 그리고 입고도 몸의 굴곡이 드러나진 않지만 품이 적당해 보온성은 유지되면서 똑떨어지는 라인이 정말 오랜 시간동안 입을 수 있도록 디자인된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요새는 허리 다트넣고 이런 디자인은 고르기가 너무 꺼려지더라구요)

잘못하면 맞지 않은 한복 동여맨 듯한 핏도 나오는데 이건 적당히 슬림하고 라인이 참 좋네요.

무게에 대해서도 언급하셨지만 전 무거운지 잘 모르겠구요 썰렁한 바람도 잘 막아주는 따뜻한 옷감입니다.

색상도 브라운이라고 되어있지만 지나친 웜톤은 아닌 예쁜 브라운이네요.  특히 스탠카라로 여밀 수 있어 목도리 없이도 따뜻하게 보온이 되는 부분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카라를 내리면 또 다른 느낌으로 스타일링 가능해 다가오는 썰렁한 초봄에도 늦가을에도 부담없이 툭툭 걸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오랜 기다림 끝에 한동안 잘 입을 수 있는 코트를 득템해 너무나 기분이 좋네요.  선물 같은 구매였습니다.